보였다그녀가 식당에서 자신을 바라보고 있던 사십대의 남자가 대아그룹의 회장인 한세웅이
보였다그녀가 식당에서 자신을 바라보고 있던 사십대의 남자가 대아그룹의 회장인 한세웅이란 것을 안 것은 저택으로 오는 차 안에서였다경호원 한 명이 이야기를 해주었던 것이다 배만섭이나 촬영기사인 홍동오도 그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모두들 한세웅의 이름은 들었지만 실물을 보는 것은 처음이었기 때문이다그들은 숲 속에 싸여 있는 그의 저택을 보고나서 다시 한번 감탄했다 아름다운 주변의 삼림과 함께 저택은 어느 화가가 그림을 그린 것처럼 세워져 있었던 것이다이것은 모두 김옥경 씨 덕택이다배만섭이 모두에게 대놓고 말했으므로 김옥경은 처음에는 부끄러워서 새침한 표정을 지었지만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란 게 연기에는 이력이 난 인물들이었다이봐 한회장한테 방이나 몇 개 빌려 달라고 해봐 숙박비 좀 줄이게하고 주무가 되는 김선생이 떠들썩하게 말했다한회장을 스폰서로 두면 벤허 같은 놈을 하나 만들 수 있을텐데일부러 그녀 옆으로 다가온 감독이 혼자소리처럼 말했다야 저기서 너 본다그렇게 알려 준 것은 배만섭이었다어쨌든 애인을 떠나 보내는 장면을 찍어야 했던 김옥경은 NG를 네번이나 냈다영숙이가 아까부터 쉴 새 없이 이곳저곳을 쏘다니고 있었다영숙아 네 엄마 어디 있니식당에 같이 온 동남아계 여자가 가정부라는 것을 알게 된 배만섭이 그녀에게 물었다미국 갔어금방 또랑또랑한 대답이 돌아왔다미국 뭐하러대학교 엄마는 대학교수야아빠하고 떨어져 살아내가 아빠하고 살아동문서답이었으나 대체로 짐작이 갔다 이영표 감독은 두 장면의 촬영이 끝나자 한세웅에게 인사를 하러 가야겠다면서 김옥경을 불렀다자네가 여주인공이니까 나하고 같이 가지 아무래도 나 혼자 가기는 멋적어 꽃다발 대신 김옥경이가 나하고 같이싫어요정말 싫었다 그래서 김옥경은 한걸음 물러서기까지 했다왈칵 이영표가 미운 감정이 드는 것이 자신을 팔아 먹으려는 것 같은 기분까지 들었다이봐 예의상 같이 가는 거야 뭐가 싫다고 그래이영표가 눈을 부릅떴다 그는 배만섭 등에게서 식당에서의 이야기를 들었던 것이 틀림없었다어이 김옥경 씨 오늘따라 이상하네젠장 배우가 이럴 때 얼굴 팔아야지 언제뒷전에서 투덜거리는 소리들이 들렸다 마침내 김옥경은 이영표를 따라 밋밋한 잔디 언덕을 걸어 을랐다가내려갔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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